contents top

4회 글 공모 대상작품

착한어린이신문l발행일2017.11.20l수정2017.11.20 11:2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동시대상-이순혁<청주만수초6>

초록 우산

비가 주룩주룩
하굣길에 장대비는 주룩주룩
집에 있는 내 우산은 저 멀리
눈앞이 캄캄하다.

내 어깨를 툭! 치며
“순혁아, 같이 쓸래?”
친구는 초록색 우산을 펼쳐든다.
어느새 캄캄한 세상은 온통 초록 세상

장대비에도 끄떡없는
내 친구는 초록 우산
고맙다, 나의 우산.

내 친구는 나에게 우산이 되어주고,
우리는 서로서로 초록 세상이 되어준다.

 

산문대상-김도현<옥천장야초6>
급식 나눔 봉사의 교훈

동장군도 기승을 부린다는 추운 겨울 새벽 꿀 같은 나의 휴일을 방해하는 어둠의 그림자가 내방을 성큼성큼 다가온다.
“이불 밖은 위험해, 이불 밖은 위험해”
중얼거려보지만 우리할머니 말씀처럼 내말은 씨알이도 안 먹힌다.
“도현아, 일어나. 빨리 가자. 얼른 준비해."
이 악마의 목소리는 우리 엄마다. 비몽사몽 고양이 세수를 하고 귀마개에 마스크까지 쓰고 꽁꽁 싸매며 나는 엄마를 따러 나선다.
우리 엄마는 올해로 3년째 특별한 일이 있지 않으시면 토요일마다 대전역 동 광장 무료 급식봉사를 나가신다. 어느 날 부턴가 엄마는 나를 데리고 가신다. 이날도 어김없이 나는 엄마를 따라 나섰지만 솔직히 나는 선뜻 가고 싶진 않았다. '내가 가서 무얼 할 수 있을까! 내가 왜 가야할까!'하는 생각만 들었다.
새벽 5시, 역시 모든 자원봉사자들은 동 트기 전에 나오셔 바삐 움직이신다. 나는 자원봉사자 분들을 따라 얼어붙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 감자를 깎기 시작했다. 늘 맛있게만 먹었던 감자가 오늘따라 참 못나보였다. 맛없는 당근은 더더욱 맛없어 보였다. 아니, 얄미워 보였다.
나보다 한 살 어린 옆집 동생 요셉이는 매운 양파를 까는데 환하게 웃는다, 요셉이는 2년째 봉사활동 중이라고 한다. 그냥 재미있단다. 나는 무엇이 재미있는지 의아했다. 오늘따라 너무 춥고 졸리고, 짜증이 났다. 아니, 솔직히 친구들이랑 컴퓨터 게임을 하기로 했는데 하지 못 한 것에 나는 이미 비뚤어져 있었다. 그런 마음을 감추고 하나둘씩 몰려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맞이하기 위해 더욱 빨리 움직였다.
오늘의 메뉴는 육개장, 제육볶음, 감자조림, 시금치무침이다. 맛있는 냄새가 동 광장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다. 국을 담고 퍼고, 국을 담고 퍼고를 반복하는 동안 나는 어르신들의 미소를 보았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해맑은 아이의 모습, 정말 기다리고 기다렸던 요요가 내 손에 들어온 기분, 고가의 기타를 몇 달 만에 품에 안았던 느낌, 그런 모습이었다. 나이도 한참 어리고 어린 손자뻘인 나에게 90도로 고개 숙이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하며 인사를 수 백 번 하신다. 그때 큰 국자에 비친 환한 내 얼굴을 보았다. 웃고 있었다. 요요랑 기타를 선물 받았던 그때의 내 모습처럼 말이다. 내가 왜 웃고 있었을까, 왜 즐거워했을까. 투덜거리고 짜증냈던 내 모습은 어디로 간 것인지, 진심인지 가식인지 어느새 내 자신에게 자문해 보고 있었다.
'그래 이런 기분인 거구나!'
'여기 계신 모든 자원 봉사자 분들 마음이, 우리 엄마 마음이 이런거구나!'
이것 하나만은 정말 나한테 진심이었던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백 분 넘게 식사를 하고 계시는 노숙자분들이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기 위해 여기에 오셨구나 생각이 들어 나는 아차 싶었다.
물질만능주의 대한민국에는 빈곤한 노숙자가 있고, 그 옆에는 부모님을 잘 만나 따뜻한 집에서 배불리 먹고 즐겼던 내가 있었다. 그분들도 나처럼 누군가에겐 끔찍하게 귀한 자식, 사랑하는 남편, 듬직한 아버지, 오빠, 형이었을 것이다. 그분들을 일으켜 세우려는 행인이 있고, 희망과 용기를 주려는 메시지도 있었을 것이다. 비록 컴퓨터 게임을 놓쳐 투덜거렸지만 뒤늦은 깨달음을 일깨우고 후회했던 나는 허영심과 이기적인 모습을 살짝 내려놓고 그분들과의 주말 데이트를 약속해본다.
12월의 마지막 끝자락에 어느덧 내 마음은 4월의 봄이 온 듯 했다.
“엄마, 다음 주말엔 저도 요셉이처럼 웃으면서 양파 깔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있게 말씀 드려본다.

그림대상- 박형준<청주창신초2> '수해복구'

 

착한어린이신문  webmaster@newsgood.co.kr
<저작권자 © 착한어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착한어린이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착한어린이신문

충북 청주시 청원구 충청대로 103 3층  |  대표전화 : 043)213-3366   |  팩스 : 043)214-8989
등록번호 : 충북 다 01232   |  발행·인쇄인 : 송성균  |  편집국장 : 신대휴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신대휴
Copyright © 2018 착한어린이신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